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오랫동안 비어있던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수장 자리에 한국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장금융 최고경영자는 금융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청와대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았으나, 이번에는 전혀 다른 경로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성장금융의 최고경영자와 투자총괄책임자를 포함한 핵심 보직에 산업은행 고위직 출신들이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주관하지만 실제 업무는 산업은행이 담당하고, 이를 시장에서 실현할 기관으로 성장금융이 선택되면서 두 조직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성장금융은 과거 박근혜 정부의 정책사업에서 시작되어,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한국거래소 등이 지분을 보유한 민간 중심 기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현재 한국증권금융이 약 20%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가 각각 비슷한 비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산업은행의 지분은 9% 미만으로 축소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박상진 산업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두 기관 사이에 새로운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성장금융 입장에서는 매년 산업은행으로부터 받는 정책자금 운용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산업은행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성장금융은 국민성장펀드 4개 분야 중 2개 분야의 운용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산업은행 측에서도 임원들의 재취업 통로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성장금융이 새로운 인사 배치처로 열리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대우건설, HMM 등 관리 기업들을 통해 고위직 자리를 확보해왔으나, 민영화와 매각이 진행되면서 인사 영향력이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다만 성장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 전문 운용사로 자리잡아가던 과정에서 정부 기관 인사들이 투입될 경우, 그동안 시장 중심으로 진행해온 투자 의사결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책 자산 관리 효율성이 명분이지만, 전문성보다 정치적 판단에 기반한 인사가 이루어질 경우 국내 투자 생태계의 전문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