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투자자들, 노조 파업에 강력 반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삼성전자 투자자들이 내건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반도체 핵심을 겨냥한 나라를 망치는 파업”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세계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 선언에 투자자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투자자 행동 모임’이라는 새로운 단체가 만들어져 리움미술관 주변에 여러 장의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 모임은 원래 투자자들의 친목 모임으로 시작했다가 지난달 정식 단체로 발족했다. 현수막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 “삼성 노조 파업은 다른 나라 반도체 회사들에게만 이익을 줄 뿐”
- “국민 여론이 등을 돌렸다”
- “반도체 핵심 공정 파업은 군대나 경찰 파업보다 심각하다”
- “나라 경제를 인질로 잡는 파업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이 투자자 모임은 노조가 이달 21일부터 파업을 시작하고 한남동에서 집회를 열 경우, 100명 이상의 투자자와 함께 맞불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모임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개인당 5억 원 이상씩 받기 위해 나라가 무너져야 하나”라며 “생산 라인이 멈추면 단순한 차질을 넘어 한 달 가까이 회복 시간이 필요하고, 중소 협력업체들이 대만이나 일본, 중국으로 거래처를 옮기면 나라 경제가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도 현실화
글로벌 투자 회사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32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낮췄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은 좋지만 파업 위험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성과급 비용이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봤다.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전망도 각각 10%, 11% 하향 조정했다.
반면 경쟁사는 이런 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주가 상승률도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이사회도 긴급 메시지 발표
회사 이사회 의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은 투자자와 지역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제때 공급’이 흔들리면 수백억 달러의 수출 감소는 물론 환율 상승 등 나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예고했다. 시장 추정 영업이익 기준으로 약 45조 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국들은 천문학적 지원금을 쏟아부으며 앞다퉈 달려가는데, 내부 파업으로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은 명백한 자해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