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춰선 곳에서 사랑의 여정을 무심코 시작하다





달을 향해 고개 든 소나무

세상을 향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그리움의 표현일까.
한 그루의 소나무가 뾰족하게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다.
그 긴 염원을 받아주듯 환한 보름달이 나무를 비추고 있다.

평범한 자연 속 깊은 감성

이 서정적인 풍경은 66세 화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이 예술가는 한국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감성을 화폭에 담아낸다.
달과 나무 같은 동양적 요소로 향수를 표현하는데, 섬세한 기법으로 공들여 그린 흔적이 역력하다.

예상치 못한 배경의 반전

따뜻하게 묘사된 대상과 놀라운 대조를 이루는 것은 뜻밖의 배경이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데,
‘L·O·V·E’ 알파벳 글자를 수없이 새겨 넣은 묵직한 사랑의 판이 배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여정

처음부터 이런 스타일은 아니었다. 1992년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는 현대문명의 흔적을 강렬하고 날카롭게 그려냈었다.

결국 이 작품은 먼 이국땅에서 시작된 긴 여정의 결과물이다.
도시를 지나 시골로, 낮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그 길은 결국 고향을 향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작품 속에 표지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노란 바탕에 빨간 테두리의 삼각형으로 ‘잠시 멈춤’을 알리고 있다.
이제 잠시 숨을 고르라는 의미일까. 길도, 사랑도, 인생도.

14년 만의 귀향 전시

5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인전이 열린다.
14년 만에 열리는 국내 개인전으로, 1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 전시 이후 충남 부여(5월 29일~6월 4일)와 부산 해운대(6월 7~21일)로 순회 전시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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