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세금 정상화를 내세우며 보유세와 거래세를 함께 올리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과 임대사업자 세금 지원은 줄여서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금 부담을 한꺼번에 높이면 집값과 전월세를 자극해 오히려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재산세, 5% 넘게 오를 가능성
최근 청와대와 재정경제부는 부동산 전문가들과 연달아 간담회를 열고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았습니다.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부터 대학 교수, 민간기관 전문가, 부동산 유튜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에서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유동성을 언급하며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을 통한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거론한 것도 이런 의견 수렴 결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보유세 개편의 핵심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비율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서 각종 공제를 뺀 뒤 곱하는 비율로, 비율이 높아질수록 종부세 부담이 커집니다.
이전 정부는 이 비율을 80%에서 95%까지 높였지만, 현 정부가 2022년 60%로 낮춘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종부세 중과 대상 확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현재 3주택 이상 보유자 중심인 중과세 대상을 규제지역 2주택자까지 넓히는 방안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새 정부는 이전 정부가 완화한 세제를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정상화’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재산세 인상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부가 주택 재산세 과세 기준이 전년보다 5% 이상 오르지 않도록 제한하는 ‘주택 재산세 과세기준 상한제’를 다시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제도는 급격한 세금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2024년 도입됐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왜곡이 크다는 이유로 폐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도소득세 혜택 축소 예상
양도소득세로 대표되는 거래세 개편은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현재는 2년 거주 요건만 채우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4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어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1가구 1주택자가 12억원을 넘는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차익을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다만 거래세 인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고 합니다. 다른 전문가는 “새로운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리면 보유세는 전월세 가격을, 거래세는 매매가격을 올리는 역효과를 낸다”며 “세제 강화가 오히려 시장 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대사업자 세금 혜택도 손본다
정부는 매물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손볼 계획입니다. 우선 등록 임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예외 혜택 축소가 유력합니다.
이전 정부 시절 도입된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현재 신규 등록은 중단됐지만 기존 등록자들은 여전히 세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국세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울 지역에서 말소됐거나 향후 말소될 6만 8천 가구가 시장 매물로 나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를 들면 ‘임차인과의 계약 종료 후 3개월 이내’와 같은 방식으로 유예기간을 줘 집을 팔도록 하고 이후엔 양도세 중과 혜택을 박탈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말 일몰 예정인 상생임대주택 제도도 종료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과 재계약 또는 새 임차인과 계약을 맺으면서 임대료를 직전보다 5% 이내로 인상하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등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은행 부동산 연구팀장은 “규제지역에서 실제 거주하지 않아도 10억원까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강남과 한강변 등에서 절세 목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과세 정상화’ 기치를 내걸었지만, 정부의 잦은 세제 개편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는 “강도 높은 부동산 증세안이 나올 분위기”라며 “단기간에 세제가 크게 바뀌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