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앗아가는 것 그것은 바로 안전의 상실





위험을 잃어버리면 모든 게 무너진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철길에서 일어난 사고와 운행 지장은 총 186회였다. 이는 이틀마다 한 번씩 문제가 생긴 셈이다.

매일 3500회 넘게 달리는 열차가 하루 45만 킬로미터, 지구를 11바퀴 이상 도는 거리를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 수치를 어떻게 봐야 할까? 물론 단 한 건도 없어야 마땅하지만, 승객뿐 아니라 시설과 차량 관리까지 모두 고려하면 ‘완전한 무사고’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표다.

다행히 해마다 사고는 줄어드는 추세이며, 도로와 비교하면 철길은 훨씬 더 안전한 이동 수단이다.

그럼에도 운영 주체가 ‘무사고’를 목표로 삼는 이유는 철길이 국민 생활의 핏줄이기 때문이다. 핏줄이 막히면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고 일상이 흔들린다.

40년 가까이 현장에서 일하며 깨달은 건, 운영 주체는 위험 관리를 놓치는 순간 모든 걸 잃게 되고 새로운 일을 추진할 힘마저 사라진다는 점이다.

2018년 강릉선 탈선 사고의 교훈

당시 1명이 다치고 227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틀간 운행이 중단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년 뒤 조사 결과 시공 업체의 잘못으로 밝혀졌지만, 운영사는 그 기간 동안 엄청난 비난 속에서 멈춰 있어야 했다.

예방 중심으로 바뀐 관리 방식

과거엔 사고 후 처벌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미리 막는 것에 무게를 둔다. 많은 이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처벌 법률로 여기지만, 실제 목적은 적절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다.

사고는 예측 불가능하다고들 하지만, 예방 시스템과 조직, 예산이 갖춰지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과 관리 체계가 결합하면서 사고 건수가 크게 줄고 있다.

기술이 바꾸는 철길 관리

고속열차는 수천 개의 감지 장치로 자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바퀴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스스로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 ‘상태기반 정비’라 부른다.

사고 후 수습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가 미리 경고를 보내 손보는 ‘예측 정비’로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결국은 사람과 문화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해도 예방의 핵심은 결국 ‘사람’과 ‘문화’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권위주의’다.

권위는 필요하지만, 소통을 막는 권위주의는 위험을 키운다. 그런 조직에선 이상 신호나 실수가 직급과 계급 뒤에 숨는다.

아래에서 위까지 위험 요소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문화가 마지막 방어선이다.

권위주의와 처벌 위주 대응을 경계하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예방에 집중하는 것. 오늘도 수백만 명을 태운 열차가 무사히 달리게 하는 현장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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