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리포트]
70대 남성, 층간소음 의심 하나로 이웃 여성을 57대 때려 중태로 몰아··· 법원은 “살해 의도 있었다”
지난 한 늦봄 오후, 대전광역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70세에 가까운 남성 A 씨는 아파트 현관 입구에서 바로 윗집에 사는 60대 여성 B 씨를 마주치자마자 큰 소리로 뭐라 뭐라 쏟아내며 달려들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래전부터 쌓인 불만, 이른바 ‘층간소음’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2022년경부터 B 씨의 생활 소리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굳어진 믿음을 품고 지내왔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위험을 감지한 B 씨는 빠르게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A 씨는 우산을 한 손에 힘껏 내던지고는 B 씨의 옷깃을 움켜쥐며 바닥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작은 체구의 피해자는 잇따르는 공격에 힘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A 씨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어두운 골목 쪽으로 피해자를 끌고 가서는 그녀의 머리, 얼굴, 배를 향해 무려 57대를 내리쳤습니다.
지켜보던 주민들은 너무 흉폭한 광경에 직접 말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한 목격자는 진술에서 “보통 다툼 정도였으면 제가 직접 떼어놓았을 텐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분을 발로 계속 차는 모습이 보여서 그분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 바로 112에 전화했습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B 씨는 사고 발생 한 달 뒤에야 간신히 깨어났습니다. 그러나 한동안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했고, 가족들의 목소리를 알아듣지도 못했습니다. 더 나아가 후각을 완전히 잃고 말았습니다. 가족 중 한 명은 간병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A 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조금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신고 접수 과정에서 “제가 두드려 팼습니다. 같은 집에 사는데 매일 밤 이명이 너무 심해 견딜 수가 없어서”라며 모든 잘못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려 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경찰서로 연행된 뒤에 가족과 수사관들 앞에서 “평소에도 그분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평범하게 말했다는 점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같은 해 2월 중순 무렵부터 B 씨를 보면 반드시 때리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증거로 확보된 CCTV 영상을 함께 확인한 후 A 씨는 피해자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를 물으며 “그렇게 많이 때리면 사람이 죽는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여쭤본 겁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검찰로부터 기소된 A 씨는 뒤늦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맞서며 1심에서 받은 징역 17년형에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상급심 재판부에서는 그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 전후로 피고인이 한 말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를 죽일 생각이 분명히 있었다고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자기 행동의 무게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 정도가 가볍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점 등을 보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