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석유수출국기구에서 완전 이탈
중동의 주요 석유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가 다음달 1일부터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반세기 넘게 유지된 석유 카르텔 체제 붕괴 조짐
이번 결정은 50년 이상 세계 석유 시장을 주도해온 산유국 연합 시스템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1967년 가입 이후 약 60년간 회원국으로 활동해온 아랍에미리트의 이탈은 조직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생산 능력과 시장 영향력
아랍에미리트는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다음으로 네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핵심 국가입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 기준으로 하루 약 290만 배럴을 생산했으며, 이는 전체 회원국 생산량의 약 12%에 해당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 분석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기술적으로 하루 500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존 석유 시장 작동 원리의 변화
지금까지 세계 석유 시장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움직여왔습니다. 사우디 중심의 산유국 연합이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 하락을 막고, 미국이 소비와 비축 규모로 수요를 관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산유국 연합은 필요할 때마다 생산량을 줄이거나 늘려 시장을 통제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의 이탈로 이러한 생산량 통제 효과는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셰일 혁명으로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되면서 산유국 연합의 결정력은 과거만큼 강력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생산 확대 능력이 감산 효과를 상쇄시켜왔기 때문입니다.
단기 유가 전망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유가는 아랍에미리트의 이탈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향후 석유 생산 확대를 밝힌 아랍에미리트의 이탈 소식에도 불구하고,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1.26달러로 전날보다 2.8% 상승했습니다.
투자 전문가는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이번 소식은 원유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큰 폭의 매도를 불러왔을 것”이라며 “해협 봉쇄 상황에서는 공급이 늘어도 이동할 수 없어 가격은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장기 시장 전망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아랍에미리트의 이탈이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면 산유국들이 동시에 생산량 늘리기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정책 연구기관의 전문가는 “아랍에미리트는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조정 생산자로서 스스로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이는 산유국 연합의 결속력을 점진적으로 약화시키는 동시에 세계 공급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핵심 국가로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