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세운4지역 재건축 사업, 문화재 평가 요구에 주민 강력 반발
서울 종로 세운상가 인근 4번째 구역의 재건축을 추진 중인 주민들이 문화유산 영향 검토를 거치라는 정부 지침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해당 지역은 종묘 건너편에 자리한 오래된 도심 지역으로, 최근 시에서 건물 높이 제한을 크게 완화하면서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곳이다.
주민들 “법적 근거 없는 평가 강요” 주장
주민 대표들은 세운상가 앞에서 모임을 갖고 “법에 명시되지 않은 문화유산 영향 평가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10월 시 계획 변경 승인을 받았고, 올해 3월에는 시와 구의 통합 검토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최종 승인만 앞둔 단계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 지역은 세계문화유산 보호 범위 밖인데도 국제기구 권고를 내세워 법에 없는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방정부의 허가 권한을 침해하는 행정 과잉”이라고 비판했다.
청장 사퇴와 공문 공개 요구도
주민들은 문화유산 담당 청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법적 의무가 아닌 평가를 사실상 지시하고 사안을 정치 문제로 만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청장이 언급한 국제기구 공문 원본 공개도 요청했다. 청장은 앞서 국제 문화유산 기구로부터 3월에 서한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서한에는 시가 3월 안에 영향 평가 의사를 회신하지 않으면 세계위원회에서 종묘 관련 안건이 보존 의제로 다뤄지거나 현장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사업성 문제로 오래 지연된 재건축
이 지역 재건축은 수익성 부족과 낡은 건물 문제로 오랜 기간 진행되지 못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사업성 개선을 위해 높이 제한을 대폭 완화했다.
큰길변 최고 높이는 55미터에서 98.7미터로, 하천변은 71.9미터에서 141.9미터로 각각 높아졌다.
반면 문화유산 담당 기관은 고층 건물이 종묘에서 보이는 풍경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최근에는 시에 문화유산 영향 평가를 먼저 진행한 뒤 사업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로 인해 세운4지역 재건축은 최종 단계에서 문화유산 보호와 도심 개발 추진을 둘러싼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