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정체된 흡연 비용… “만원 시대” 시민 요구에 정부 입장은





지난 11년 동안 한 갑에 4,500원에 멈춰 있는 담배 가격을 최소 1만 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흡연을 줄이고 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 정부의 현재 입장은?

정부는 수년 전부터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흡연 물가를 맞추겠다는 장기 방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행보는 느긋하다. 가격을 올리면 국민 반발이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지, 당분간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시민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를 들며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광고 제한과 금연 구역 확대 같은 비가격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청소년 흡연 실태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청소년 사이에서는 일반 담배와 전자 담배를 동시에 사용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조사에서 청소년 흡연자의 약 61%가 두 제품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일반 담배 위주였다면, 지금은 전자 담배를 함께 피우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청소년이 처음 흡연에 입문하는 경로를 다양하게 만들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 가격 인상이 효과적이라는 근거

과거에도 가격을 올렸을 때 청소년 흡연율이 줄어든 사례가 있다. 한 갑 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뛰어났을 때 흡연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청소년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즉, 가격은 청소년의 흡연 시작을 막는 가장 직접적인 도구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소득 증가와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현재 담배의 실질 가격은 오히려 과거보다 저렴해진 셈이다. 선진국 모임인 OECD 회원국들의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 학계와 전문가들의 제안

보건 의료 쪽에서는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흡연 감소율을 높이기 위한 가격 정책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고, 둘째, 가격을 올려서 생긴 재원의 절반 이상을 다시 금연 사업과 흡연 예방 활동에 투입하라는 것이다. 한 차례 크게 올리면 부담이 크므로, 어려울지라도 일단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인상을 단발성 이벤트로 끝내지 말고, 물가 상승률에 맞춰 담배 가격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연동 제도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10년씩 묶어 두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

▸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앞으로 4년 동안 성인 남성 흡연율을 약 10%, 여성 흡연율을 0.2%포인트 각각 낮추겠다는 목표가 제시된 상태다. 이를 달성하려면 가격 정책과 각종 규제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흡연은 사망을 일으키는 가장 큰 건강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의 건강 수명을 늘리고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담배 문제 해결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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