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협회 수장 4연임 추진…관치·퇴직금 논란 확산





벤처캐피탈협회의 수장이 네 번째 연임을 추진하면서 업계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이준희 상근부회장은 과거 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인물로, 현 정부에서도 여전히 신뢰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4년 이상 장기 재임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협회를 관리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부적으로 연임을 유도했다는 소문도 돌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임 결정 과정과 배경

벤처캐피탈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이 부회장의 임기를 추가로 1년 더 연장하는 방향으로 내부 의견을 조율 중이다. 사단법인 형태인 이 협회는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상근부회장을 선출해왔다.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소기업청이나 중소벤처기업부 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독점해온 것이 관례였다. 협회가 집행하는 일부 사업 예산을 중기부가 지원한다는 점 때문에, 주무부처가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해온 셈이다.

이번에도 협회의 자율적인 선택보다는 중기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 연장의 역사

이 부회장은 2022년 9월 협회 수장으로 처음 임명됐다. 일반적으로 상근부회장의 임기는 기본 2년에 추가 1년을 더하는 ‘2+1년’ 방식이다.

그는 2024년 9월 1년 연장에 성공했고, 지난해 9월 후임자가 선정되지 않으면서 자동으로 임기가 1년 더 늘어났다. 현재까지 총 4년을 채운 상태에서, 중기부의 지원 아래 다시 1년 연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 비판과 규정 논란

협회 내외에서는 임기 연장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으로 인해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24년 9월 이사회와 임시총회에서 1년 연임안이 통과되면서, 동시에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도 함께 의결됐다.

기존에는 후임자가 없으면 임기 만료와 동시에 즉시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사실상 특정 인물을 위한 예외 조항을 신설한 것이라는 지적이 당시부터 있었다.

이 조항은 결과적으로 지난해 9월 인선 지연을 이유로 임기가 자동 연장되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규정 개정이라는 비판이 지속되는 이유다.

퇴직금 특혜 논란

연임 과정에서 불거진 또 다른 문제는 퇴직금 관련 논란이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재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퇴직금 지급률에 높은 가산이 붙는다.

이번 연임이 최종 확정되면, 과거 경력을 포함해 사실상 10년치에 달하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게 된다. 회원사들이 낸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 재원을 특정 개인의 장기 집권 보장과 퇴직금 증액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협회가 주무부처의 관치 행정에 밀려 특정 공무원 출신 인사의 노후를 보장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긍정적 평가도 존재

반면 대정부 업무 능력과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재임 기간 중 벤처투자 촉진 관련 법률 개정을 주도하며 업계의 오랜 숙원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연간 5천억 원대 수준으로 유지해 시장 자금줄 역할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도 있다. 벤처 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검증된 인사가 정책 조율을 이어가는 것이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다.

업계의 목소리

한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대정부 업무 능력과 정책 연속성도 중요하지만, 특정 인사의 임기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것은 조직의 건강성을 해친다. 주무부처의 압박에 흔들리기보다 업계 발전과 인적 쇄신을 고려한 투명한 인선 절차가 정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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